인터넷 신문 민중의소리가 네이버에서 퇴출됐다. 트래픽을 노리고 인기 검색어를 중심으로 비슷비슷한 기사를 반복 전송했다는 게 그 이유다. 누가 봐도 최근 인터넷 신문들의 검색 어뷰징은 지나쳤다. 트래픽이 곧 광고 매출이 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전략이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애초에 뉴스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 낮은 트래픽 장사였을 뿐이다.

민중의소리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다만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기 검색어가 이렇게 문제가 많은데 네이버는 왜 첫 화면의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인기 검색어를 배치하고 있을까. 인기 검색어라는 게 대부분 연예인 신변잡기라는 걸 알면서, 사실 그걸로 가장 열심히 장사를 하고 있는 건 네이버가 아닌가.

물론 네이버는 언론사가 아니라 영리 기업일 뿐이다. 그러나 과연 네이버는 뉴스 어뷰징의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인기 검색어를 걸어놓는 네이버가 문제일까. 그 인기 검색어에 맞춰 시시껄렁한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들이 문제일까. 네이버는 뉴스 어뷰징을 완전히 뿌리 뽑기 보다는 적당히 언론사들을 겁주려는 수준에서 그치려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으로는 네이버가 검색 점유율을 끌어올리려고 의도적으로 인기 검색어 장사를 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인기 검색어 장사를 시작한 건 다음이었다. 네이버는 한때 이를 비난했으나 검색 점유율이 줄어들자 뒤늦게 합류했다. 인기 검색어를 첫 화면에 배치하고 검색 결과를 링크하는 편법으로 검색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무의미한 경쟁이다.

언론사들에게 트래픽이 곧 매출이라면 포털에게는 검색 쿼리가 곧 매출이 된다. 가볍고 선정적일수록 돈을 버는 공생관계인 셈이다. 네이버가 언론사들이 인기 검색어로 트래픽 장사를 한다고 비난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한때 70% 밑으로 추락했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회복된 건 네이버가 인기 검색어를 첫 화면에 걸어놓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네이버의 과도한 점유율, 그리고 독과점의 폐해다. 모든 독점이 그렇지만 네이버의 독점은 공정한 경쟁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외부 콘텐츠를 배제 또는 차별하는 기형적인 검색 엔진, 헐값에 사들인 뉴스 콘텐츠와 ‘불펌’ 콘텐츠로 넘쳐나는 블로그, 네이버는 ‘포털(관문)’이 아니라 ‘가두리 양식장’ 역할을 해 왔다.

네이버가 검색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검색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작 네이버 바깥의 좋은 콘텐츠들이 독자를 만날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왔다. 언론사들은 네이버에 줄을 섰다. 네이버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싫으면 오지 마. 그러나 우리는 네이버에게 요구해야 한다. 1위면 1위답게 제대로 해라.

민중의소리의 연예 가십성 기사들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해악을 끼쳤나. 그런 기사를 쓰도록 조장하고 독자들을 몰아주면서 어젠더를 어뷰징하는 건 누군가. 한 언론사가 같은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것은 문제지만 50개의 언론사들이 같은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문제가 안 되나. 네이버는 이를 방치하는 것일까. 아니면 달리 방법이 없어서 쩔쩔 매고 있는 것일까.

네이버의 과도한 집중도. 네이버를 통하지 않으면 독자를 확보할 수 없는 이 기형적인 시스템에서 검색 어뷰징 논란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언론사들이 뉴스 어뷰징을 한다. 네이버는 이를 적당히 방치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민중의소리의 퇴출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좀 더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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