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에 이어 이번에는 이용철이다. 이용철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변호사)가 19일 “2004년 1월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됐을 무렵 당시 삼성전자 이경훈 상무로부터 책으로 위장된 500만 원짜리 현금다발을 추석선물로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대선자금 수사 중이었고 차떼기가 밝혀져 온 나라가 분노하던 와중에 차떼기 당사자중 하나인 삼성이 그것도 청와대에서 반부패제도개혁을 담당하는 비서관에게 버젓이 뇌물을 주려는 행태에 분노가 치밀었다”고 털어놓았다.
19일 석간과 20일 조간 주요 일간지들이 이용철 변호사 폭로를 다루는 방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 사건을 1면에 다룬 신문은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한겨레, 헤럴드경제 등이다.
경향신문이 1면과 2면, 경제면, 사회면과 사설에 걸쳐 9건의 기사를 내보냈고 한겨레는 1면부터 4면까지 그리고 사설까지 포함 모두 8건의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이밖에도 서울신문(7건)과 국민일보(4건)가 이 사건을 비교적 비중있게 다뤘다. 이들 신문은 이 변호사의 폭로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 불법규명 국민행동’ 측과의 인터뷰를 비롯해 이 변호사가 공개한 사진, 삼성 측 과 청와대 반응, 향후 파장과 분석 등을 자세하게 게재했다.
면적을 계산해보면 한겨레가 3672.71㎠, 경향신문이 3297.12㎠, 서울신문과 국민일보가 각각 1986.22㎠와 1642.26㎠였다. 물론 기사 건수나 면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다만 언론이 이 사건에 갖는 관심의 정도를 가늠하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관련 사설을 내보낸 곳은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한겨레 밖에 없었다. 매일경제는 사회면에 1단 기사로 내보내는데 그쳤다.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기사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놀라운 것은 이 전 비서관이 전하는 삼성의 로비 행태가 전달 주체, 전달 방법, 액수 등에 있어 전 삼성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것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삼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학교다니는 아이가 ‘아빠, 삼성이 그렇게 나쁜 곳이야’라고 물어볼 때면 할 말을 잃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설령 돈을 줬다 하더라도 과연 어떤 회사가 택배를 통해 돈을 전달하겠느냐”는 삼성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비슷한 발언을 대부분의 신문이 인용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 사태 앞에서 청와대는 삼성 비자금 관련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며 “배포가 큰 것일까 아니면 세상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일까”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상대로 이런 로비를 할 정도면 다른 곳은 어떻겠느냐”며 “거의 모든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삼성의 로비 대상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삼성이 그룹차원의 일은 아니라며 삼성전자에 공을 떠넘긴 것과 관련, “그룹의 핵심인 전략기획실과의 연관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한겨레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꼬리 자르기식 대응을 한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사회면 하단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1단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경제 등 다른 경제지들도 관련 기사를 사회면 단신 처리했다. 아시아경제와 내일신문은 아예 관련 기사를 싣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이 전 비서관의 주장에 대해 의문점도 제기됐다”며 “3년10개월이 지난 시점에 공개하는 이유와 선물을 받은 즉시 검찰 등 사정당국에 알리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런 현실들이 씁슬하기만 하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