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이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한반도대운하 사업의 재원은 최소 15조8천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 당선인은 낙동강의 골재와 모래를 준설해 이를 판매하면 8조원 상당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족한 자금은 민간 자금을 끌어들여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낙동강 준설 과정에서 채취되는 골재는 모두 8억입방미터, 이를 1입방미터당 1만원만 받아도 8조원이 된다. 그 많은 골재를 어디에 팔 것이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 당선인 측은 썩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4년내에 다 팔아 치워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이나 중동 지역에 수출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채취 가능한 골재의 규모나 해외 수출 가능성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더 민감한 부분은 민자사업의 성공 가능성이다. 물동량과 경제성에 대한 논란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고 자칫 수요예측에 실패해 천문학적인 정부 예산을 쏟아 부어 적자를 보전하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인천공항도로의 경우 총 투자비가 1조4602억원에 운영기간은 30년으로 잡혀있다. 건설교통부는 당초 개통연도인 2001년 하루 교통량이 11만622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로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5만1939대에 그쳤고 수입의 80%를 보전해주기로 계약했던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게 됐다. 지난해 875억원, 올해도 860억원이 잡혀 있다.
문제는 인천공항도로의 통행료가 턱없이 비싸다는데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40km, 8차로의 경우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의 통행료는 2638원인데 인천공항도로는 6400원으로 2.38배나 된다. 과장된 수요예측에 통행료를 부풀려 잡고 그 부족한 부분을 정부 재정으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민자사업의 공사비 부풀리기도 심각하다.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건교부 자료에 따르면 대구-부산간 민자고속도로의 공사비는 9766억원인데 실제로는 1조7360억원이 집행됐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실상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소운영수요가 아니라 최소운영수입을 보장하는 관례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수요 예측의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정부가 지고 있는 셈이다. 기획예산처가 2006년, 운영수입보장제도를 대폭 축소, 보장비율을 최대 75%로 낮추고 보장기간도 10년으로 줄였지만 여전히 보장수준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문제는 한반도대운하 역시 이런 실패 사례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이 당선인 측은 당초 “운영 적자를 정부 재원으로 메워주는 등의 수익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인수위에서 흘러나온 발언은 약간 뉘앙스가 다르다. 건설업계에서도 공공연히 정부의 손실금 보전을 거론하는 분위기다.
한반도대운하의 경제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설회사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이 당선인 측에 따르면 경부운하의 선박 운항속도는 직선 구간에서 35km/h, 곡선구간은 20km/h, 인공수로 구간은 17km/h 정도다. 터널 구간은 10km/h, 17개에 이르는 갑문 통과에 걸리는 시간은 각각 20분씩이다.
이 경우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리는 시간은 35시간 정도. 남해안과 서해안을 타고 돌아오는 연안해운으로는 61.5시간이 걸린다. 운하를 뚫으면 절반 정도 단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 당선인 측이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 마인도나우운하의 경우 운항속도가 13km/h밖에 안 된다.
연안해운의 속도가 26.9km/h라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드넓은 바다를 달리는 것보다 구불구굴 흐르는 강을 따라 17개의 갑문을 통과하고 산을 넘어가는 것이 더 빠르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자칫 연안해운보다 느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결국 관건은 한반도대운하의 경제성을 입증하는 것과 건설사들에 수익보장의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과거 실패한 민자사업과 차이라면 과거에는 건설사들이 수요예측을 과장하고 정부에 손실 보전을 요구했다면 지금은 정부가 전망을 부풀리고 건설사들에 참여를 독려하는 있다. 건설사들은 새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딱 잘라 모른 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소수요보장제였던가요? 기억이 정확하게 나질 않는데, 인천공항 등지에서 사용되었던 방법이죠. 건설사에서 그 제도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은 우려가 됩니다.
한나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하지만 진짜 운하를 위한 운하를 만들고 있는 것은 한나라 당이 아닌지 …….
참 이런 일에 정신력을 낭비하고 있으니 주인장이나 우리나 참 걱정입니다.
좀 더 생산적인일에 정력이란걸 낭비해야하는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