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 리눅스가 과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4월24일 출시되는 우분투 8.04, ‘하디 헤론(Hardy Heron)’이 그 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8.04는 2008년 4월에 출시된다는 말이고 하디 해론은 그 코드 이름이다. 8.04판 이전의 최신 판은 지난해 10월에 출시된 7.10, ‘것시 기본(Gutsy Gibbon)’이었다. 굳이 풀어서 해석하자면 하디 헤론은 단단한 왜가리, 것시 기본은 용감한 긴 팔 원숭이라는 뜻이다.
우분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줄루족 말로 “네가 있으니 내가 있다”는 뜻이다. 남아공의 백만장자 마크 셔틀워스가 개발과 배포에 이르는 모든 자금을 후원하고 있어 덕분에 세계 어디에서나 신청만 하면 국제우편으로 설치CD를 무료로 보내준다. 우분투가 MS 윈도우즈의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것은 막대한 자금력 뿐만 아니라 기발한 상상력과 이를 구현하는 꾸준한 업데이트,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수많은 자원봉사 개발자들의 열의 때문이다.
우분투 홈페이지(www.ubuntu.com)에 가면 정식 출시 이전의 베타 판을 내려받아 설치해 볼 수 있다. 8.04는 7.10과 전체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설치가 훨씬 쉬워졌고 훨씬 더 안정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어폭스의 최신 판인 3.0판이 설치된 것도 눈에 띈다. 파일 전송이나 원격 데스크톱 등과 관련,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이 몇가지 추가됐고 3차원 인터페이스도 훨씬 깔끔해진 느낌이다. 설치가 끝난 뒤 업데이트 관리자를 실행시켜주면 컴피즈가 자동 설치된다.
이를테면 첫 번째 화면에서 인터넷 검색을, 두 번째 화면에서는 워드 프로세서를, 세 번째 화면에서는 메일을, 네 번째 화면에서는 인스턴트 메신저를 쓸 수 있다. 화면을 넘나들기도 쉽다. 마우스로 끌어서 화면 바깥으로 넘기기만 하면 된다. 여러 작업을 펼쳐놓고 다른 작업으로 이동하는 것도 일단 눈이 즐겁다. 먼저 하던 작업이 다른 작업 밑에 숨지 않고 3차원으로 떠오른다. 스크린 엣지(가장자리) 기능을 쓰면 마우스를 화면 구석으로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모든 작업들을 한 화면에 늘어놓을 수 있다. 직관적이고 명확하다.
이 정도면 윈도우즈를 완전히 엎고 우분투만 써도 되겠다 싶다. 완전히 우분투로 옮겨오지는 못하더라도 우분투로 부팅하는 시간이 갈수록 더 늘어날 것 같다. 다만 한글 기본 글꼴이 은바탕으로 돼 있는 것이 몹시 신경이 쓰인다. 한글 2005가 계속 에러를 내고 있고 파이어폭스 3.0 베타 5판은 아직 한글 지원이 안 된다. 그리고 아무래도 노트북 사양이 달려서인지 다운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결국 3차원 인터페이스는 비활성화시켜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