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지구 온난화의 근본적이고 유일한 해법은 화석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방출을 파격적으로 줄이는 것 뿐이다. 박 교수의 주장은 참신하지만 결국 일시적인 대안일 뿐이고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랄까. 물론 이 풍선들은 손바닥보다는 꽤나 크지만.)

지구 온난화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구와 태양 사이에 거대한 풍선을 띄우자는 주장이 나왔다. 박철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 포럼 기조연설에서 “직경 46km의 풍선 23개를 약 1천km 상공에 띄우면 태양 빛의 0.01%를 감소, 지구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나사에서도 비슷한 제안을 한 사례가 있지만 풍선을 지구와 금성 사이에 놓자는 것으로 매우 어려운 작업인데다 나중에 제거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날 풍선을 접어 우주 항공기를 이용해 지구 궤도 가까이에 올려 펼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정도 높이에서 직경 46km면 달의 5배 정도 크기로 보인다. 박 교수는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하루에 평균 한번 정도 풍선이 지나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나의 풍선이 지날 경우 6초 정도 일식이 발생해 야생동물 등이 매우 놀라겠지만 결국 익숙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풍선의 재료는 0.01mm 두께의 플라스틱 시트, 각각의 풍선은 이 시트 100개를 접착해 만든 바나나 껍질이나 6각형 모양이 된다. 시트 하나의 무게는 100톤, 풍선의 전체 무게는 1만톤이 된다. 풍선의 내부에는 적은 양의 칼륨과 증기압이 충전된다. 태양 빛을 직접 받는 면의 온도는 섭씨 80도, 반대 면은 0도 정도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의 문제점이라면 우주 파편과 충돌 가능성이다. 지구 주위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고 있는 인공위성 수천개 가운데 하나라도 이 풍선과 충돌한다면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박 교수는 1천~2천km 사이의 우주 파편 띠라고 불리는, 위성이 하나도 없는 공간에 풍선을 띄울 계획이다.

이 공간에는 위성은 없지만 위성에서 떨어져 나온 우주 파편이라고 불리는 작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조각이 떠다닌다. 박 교수는 “우주파편과 충돌로 구멍이 생기겠지만 내부 증기압이 낮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100년 동안 10cm 구멍을 통해 나오는 증기압은 1kg 정도 밖에 안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프로젝트의 예산은 5천억달러 정도. 박 교수는 “지금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들어간 비용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 규모로 인류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고 여겨진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나라가 모두 비용 부담을 해야 하며 방출 정도에 따라 비용을 분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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