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3대 거짓말 가운데 하나가 장사꾼이 손해보고 판다는 말이다. 그런데 중앙일보가 17일 “원유보다 싼 휘발유 언제까지… 정유사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유회사들이 원료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팔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팔수록 밑지는 상황이 앞으로도 꽤 지속될 전망이라 정유업계가 비상경영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의 이 기사는 절반만 맞다. 14일 기준으로 두바이유 원유 가격이 1배럴에 49.51달러인데 싱가포르 현물시장 휘발유 가격은 48.07달러로 역전된 상태다. 그러나 “가격 차이가 1.5달러로 하루 14만 배럴의 휘발유를 생산하는 정유사의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21만 달러를 손해보는 셈”이라는 분석은 그야말로 단순 계산일 뿐이다.
정유회사는 원유를 사들여 나프타와 휘발유, 경유, 벙커C유 등을 뽑아낸다. 이들 석유제품들은 세계적인 수요와 공급에 따라 마진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선물 투자와 재고 확보로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는 큰 영향이 없다. 휘발유만 놓고 가격이 역전됐다거나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호들갑을 떠는 건 빤히 속이 들여다 보이는 거짓말이다.
실제로 11월 들어 휘발유와 원유 가격의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나프타와 경유 가격은 올랐고 벙커C유도 하락 폭이 축소됐다. 단순 정제마진은 2주 연속 개선되는 추세다. 휘발유 가격 하락은 세계 휘발유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 불안의 영향이 큰데 휘발유와 원유의 가격 역전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거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앙일보는 “정유업계가 휘발유를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본다고 아우성”이라며 “감산을 비롯한 비상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SK에너지 관계자의 말을 전했는데 사실 SK에너지의 3분기 실적은 매우 좋다. 3분기 매출은 10조39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2.2%나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4771억원으로 120.1%나 늘어났다.
(SK에너지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집계와 전망.)
이 신문은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전 세계 수요 감소로 인해 SK에너지의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에 비해 36%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하면서 그 정도 이익감소를 감안해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SK에너지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1조2천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4배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 뿐만 아니라 다른 정유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소비 둔화에 따라 정유업계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유회사들은 오히려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하면 정유 업종은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적게 받고 이익 둔화 정도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좋은 지적입니다.
정유사가 손해를 본다고요.. 어익후.. 말도 안되는 소리져..
올바른 견해를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필하세요..
중앙일보가 정유회사들에게 얼마를 처먹고 이런기사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한심할 따름입니다. 빨리 망해야 할 회사3순위에 들어가죠 조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