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연속 인터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흔히 언론에 보도되는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나 교수, 기업인, 이런저런 전문가들 뿐입니다. 우리 주변의 친구들은 죄다 회사원이거나 대학생이거나 자영업자거나 그럭저럭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재테크와 내집마련을 고민하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저도 기자생활을 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기사를 써왔지만 그 범주가 지극히 제한적이고 접근방식도 피상적이라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다수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내 보려고 합니다. 자칫 TV 시사프로그램처럼 외부인의 시선으로 이들을 타자화하고 성급하게 도식화할 우려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진정성 있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적당히 스케치하고 끝낼 게 아니라 더 깊이 파고 들고 의미를 짚어내고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몰랐던 전혀 다른 진실을 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기 실업자, 노숙자, 나이트클럽 삐끼, 조직 폭력배, 건달, 탑골공원 할아버지들, 제조업 비정규직, 택시 기사, 학원 강사, 고시생, 학습지 교사, 성매매 여성, 택배 기사, 동대문 시장 상인, 환경 미화원, 대형 할인점 판매원, 노점상,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대학 시간 강사, 경비 용역업체 직원 등등. 언뜻 뻔한 질문과 답변, 우울하고 답답한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해 보겠습니다.

아울러 이와 별개로 용산 참사와 쌍용자동차 문제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 끝난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쌍용차에서는 며칠 전에 또 다른 자살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죽고 감옥에 가고 일자리를 잃었는데도 살아남은 이들의 절망과 고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적당히 재단하고 막연한 대안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현장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 더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주류 언론이 하지 않으면 저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인터뷰 대상도 추천해 주시고 의견도 많이 주시면 좋겠습니다. 수디르 벤카테시의 ‘괴짜 사회학’이나 권성현 등의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줘’, 라오웨이의 ‘저 낮은 중국’,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처럼 현장의 생생한 사례를 중심으로 여러 쟁점을 다시 구성하고 단순히 관심을 갖는 것을 넘어 ‘우리가 몰랐던 서울’을 드러내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함께 참여하실 분도 환영합니다. 메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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