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보내드린 메일과 같은 내용입니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오늘 아침 쌍용자동차 노조에서 보내온 소식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1년 6개월 가까이 무급휴직 중인 임아무개씨가 숨진 뒤 사흘 만입니다. 임씨는 지난해 4월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극심한 심리적 고통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이번에 숨진 조아무개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이제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었습니다. 쌍용차 노조의 구호처럼 ‘해고는 살인’이고 이들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입니다. 쌍용차는 최근 스포츠 유틸리티 모델을 새로 출시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해고 노동자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쌍용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지출 비중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기업이 지출하는 노동비용 가운데 조세부담율이 우리나라는 멕시코와 함께 꼴찌 수준입니다. 조세제도의 소득 재분배 효과도 당연히 최하 수준이고요. 이런 현실에서는 공장을 점거하고 머리띠를 두르고 싸울 수밖에 없고 그래도 밀려나면 삶의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각개약진 사회의 비참한 현실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라도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직장을 잃더라도 삶의 밑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복지 시스템과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일자리 창출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요. 기업들도 임금을 깎아 이윤을 늘리기 보다는 노동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겁니다.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이명박 정부의 지난 3년은 역주행의 연속이었습니다.
참고 : 노동비용의 숨겨진 진실. (이정환닷컴)
참고 : “사회 안전망 확보 위해 진보적 복지동맹이 필요하다.” (이정환닷컴)
참고 : 머리 나쁜 정부 관료들을 위한 몇 가지 표와 그래프. (이정환닷컴)
참고 : 임금이 아니라 사회임금을 올리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정환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