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가 늘어나면서 쏟아지는 트윗 가운데 정작 가까운 친구들의 트윗을 못 읽게 될 때가 많다. 그건 친구들도 마찬가지라서 “어제 내가 트윗에 쓴 이야기인데”라며 말을 꺼내기는 서로가 참 구차하다. “친구는 5억명인데 나는 더 외로워졌다”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대사가 실감날 때도 있다. 소셜 네트워크의 세계는 언제나 놀랍고 신기한 일로 가득하지만 가끔은 공허하고 소모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로운넷에서 ‘쇼파(showfar)’라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마이크로 카페’ 또는 ‘소셜 그루핑 서비스’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소셜 네트워크에 떠도는 방대한 이슈들을 주제별로 묶어 보자는 발상에서 출발한 서비스다. 이제 막 베타 서비스를 공개한 상태라 아쉬운 부분이 여러 군데 눈에 띄지만 흥미로운 부분도 많다. 쇼파는 광활한 소셜 네트워크의 세계에서 거실에 놓인 ‘소파(sofa)’처럼 좀 더 친밀하고 아늑한 공간을 제공한다.

특정 주제를 두고 의견을 모으거나 토론을 하고 싶을 때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를 활용하면 되고 페이스북에서는 관심 있는 친구들을 모아 클럽을 만들면 된다. 그러나 해시태그는 따로 모아서 보기가 쉽지 않은데다 휘발성이 커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찾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너무 많은 해시태그가 남발되는 경향도 있다. 클럽은 페이스북의 폐쇄성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참여가 제한적이라 활성화되기까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쇼파에서는 관계를 맺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으로 쉽게 로그인할 수 있으며 누구나 주제를 정해 쇼파를 개설하거나 이미 개설된 쇼파에 참여할 수 있다. 쇼파에서는 트위터 사용자와 페이스북 사용자가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것도 가능하다. 팔로잉이나 친구 수락 등의 관계를 맺지 않았더라도 쇼파를 매개로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큰 비중을 둔다면 쇼파는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에 좀 더 의미를 부여한다.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람들 사이에 느슨하면서도 끈끈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논의가 확장된다. 소셜 네트워크의 세계에서는 날마다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또 쉽게 흘러가 버리지만 쇼파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이 미완의 형태로 남아 끊임없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요구하게 된다.

소셜 네트워크는 역설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해체하고 콘텐츠를 파편화하는 경향이 있다. 쇼파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소셜’한 방식으로 이를 보완한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쇼파를 만들면 되고 소셜 쇼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셜 쇼핑’을 주제로 쇼파를 만들어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지금 무슨 책 읽어요?’라는 쇼파는 책 이야기를 하는 아늑한 공간이다. 나는 ‘다른 경제’ 쇼파와 ‘나는 왜 쓰는가’라는 쇼파에 참여하고 있다.

쇼파에 글을 쓰면 등록된 트위터와 페이스북, 미투데이 계정으로 동시에 포스트가 등록된다. 트위터는 늘 북적북적하면서도 어쩐지 혼자 떠드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쇼파는 비슷한 관심 사안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잠깐씩 들렀다 가는 공간이다. 이곳에서의 소통은 느리지만 꾸준히 쌓여서 의미 있는 의식의 공유를 만들어 낸다. 여러 주제의 쇼파를 넘나들면서 댓글을 주고 받는 건 소셜 네트워크의 세계에서도 확실히 새로운 경험이다.

쇼파에 로그인하면 내가 가입한 쇼파 목록과 최신 포스트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포스트들은 내 타임라인와 담벼락에 소속돼 있으면서 동시에 쇼파에서 비슷한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공유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각각 독립된 미디어라고 한다면 수많은 미디어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소통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의미를 끌어낸다. 이 느슨한 네트워크는 기대하지 않았던 강한 소속감과 결속력을 부여한다.

지금까지는 온라인 게시판이 크고 작은 모임의 소통 통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이런 마이크로 카페가 숱하게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느슨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그 역할을 일정 부분 넘겨받게 될지도 모른다. 쇼파 같은 소셜 그루핑 서비스는 극한적으로 개방돼 있고 경계도 모호하지만 분절된 콘텐츠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새로운 관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집단지성을 구현하는 단계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관건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미투데이 사용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 그리고 이들이 이 느슨한 커뮤니티 플랫폼과 여기에서 파생한 수많은 커뮤니티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활발하게 소통하느냐다. 참신한 기획이지만 사용자들에게 선택을 요구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만 놀지 말고 여기 와서 놀아라’라는 전략이 얼마나 먹혀들 것인지는 미지수다. 얼마나 생산적인 토론을 끌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고 페이스북 연동도 매끄럽지 않다. 페이스북의 경우 200자 이상을 쓸 수 있도록 해도 좋지 않을까. 첫 화면에서 로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데 로그인돼 있을 경우 ‘마이 쇼파’ 목록을 바로 볼 수 있으면 좋을 듯. 쇼파에 로그인해서 포스트를 쓰는 것도 좋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간단히 해시태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자동으로 쇼파에 붙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참고 : 쇼파. (www.showfa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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