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www.tumblbug.com)은 소셜 펀딩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음악과 미술, 사진, 영화, 디자인 등 예술 콘텐츠 프로젝트에 투자자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비슷한 사이트로는 미국의 프로파운더(www.profounder.com)나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 인디고고(www.indiegogo.com), 우리나라에서는 업스타트(www.upstart.kr)나 디스이스트루스토리(www.thisistruestory.co.kr) 등이 있다.


텀블벅은 불특정 다수의 개인들에게 십시일반 자금을 끌어 모아 콘텐츠 생산을 돕는 크라우드 펀디드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김가경이라는 동화책 작가가 오는 8월에 태어날 조카에게 선물할 그림책을 만들려고 한다. 제목은 “사슴을 타고 온 아이”. 김씨는 텀블벅에 이 동화책의 제작과 출판비용을 후원받는 프로젝트를 개설했다. 45만원을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는 29명에게 66만5천원을 모금, 목표를 147% 초과 달성했다.

지난 1월 창업한 텀블벅이 지금까지 성공시킨 프로젝트는 2건에 지나지 않는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5건 더 있지만 아직까지는 홍보도 잘 안 돼 있고 펀딩도 아는 사람 중심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비슷한 서비스가 많아 그 사이트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텀블벅은 수수료를 5% 떼는데 손익분기점에 이르려면 월 8천만원 이상 프로젝트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한다.

염재승 대표를 비롯해 4명의 직원들은 모두 디자인과 영화 등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염 대표는 “콘텐츠 생산자들이 잠재적인 소비자들에게 제작 비용을 미리 후원 받는 방식인데 금전적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으로 시장성을 사전 검증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염 대표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금액에 따라 완성된 콘텐츠를 받거나 별도의 선물을 받게 된다. 만약 1만원을 투자하고 서너달 뒤에 정가 1만5천원짜리 동화책을 받아 볼 수 있다면 해볼만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려면 콘텐츠 퀄리티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해야 하고 상호 신뢰가 확보돼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사적 커뮤니티 의존도가 높지만 장기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선순환 투자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빛의 밝기와 점멸 정도를 설정할 수 있는 자전거 후미등 개발 프로젝트와 독립 영화 ‘네버다이 버터 플라이’ 후원 프로젝트, 오픈 소스 인공 위성 프로젝트 등이 올라와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시제품과 영화 시사회 초대권, 기념 티셔츠 등이 제공된다. 텀블벅은 비슷한 다른 사이트들과 달리 결제 금액이 최종 펀딩 단계에서 빠져나간다는 점이 다르다. 만약 펀딩이 최종 무산될 경우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다.

텀블벅은 참신한 발상에 깔끔한 디자인,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서비스지만 아직은 도전 과제가 많다. 티핑 포인트를 넘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무엇보다도 지향을 명확히 하고 좀 더 열성적인 투자자 그룹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신뢰할 만한 평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비슷한 사이트가 늘어나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진입장벽은 낮은데 아직은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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